청바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유형은 원단 품질에 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로, 온스 무게와 세탁 및 염색 공정을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청바지를 자주 착용하여 사용 흔적을 드러내는 것을 중요시한다. 두 번째 유형은 기성품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위스커, 즉 허벅지 부근에 나타나는 워싱 효과와 정교한 디스트레스드 디테일 및 패치워크 등에 집중한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들은 컬렉션의 핵심이다. 어느 유형에 속하더라도 이는 청바지에 대한 정서적인 애착을 반영한다. 이번 HBX는 홍콩 로컬 브랜드 로우 이모션(Raw Emotions)의 창립자, 커티스(Kurtis)를 초대하여 20년에 걸친 데님 컬렉션을 선보인다. 하라주쿠 시대의 빈티지 워싱 일본 데님부터 Y2K 세대의 루즈한 디스트레스드 핸드메이드 청바지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또한, 커티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브랜드 디자인에 미치는 청바지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함께 탐색해 보았다.
H: “청바지를 수집한 지는 얼마나 된거죠? 수집을 즐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K: “중학교 시절부터 청바지를 좋아했는데요. 당시 하라주쿠 문화가 화려하게 번져갔던 시기였고, 모든 스타일은 대부분 워싱 처리에 초점을 맞췄어요. 특히, 네이버후드의 'Max Savage' 컬렉션 중, 빈티지 워싱 데님을 제일 좋아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지난 20여 년간 수집한 청바지들 또한 대부분 워싱 처리된 것이에요.”
H: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청바지란?”
K: “자연스러운 페이딩과 위스커링을 얻으려면 꽤 많은 시간과 착용 경험이 필요해요. 그래서 새로운 청바지에 이러한 효과를 만들어내면, 제작 과정과 그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진심으로 존경해요.”
H: “가장 좋아하는 컬렉션은 뭐예요?”
K: “학창 시절, 배우 에디슨 첸은 사람들의 패션 아이콘이었어요. 'Justify My Love' 뮤직비디오에서 네이버후드 'Max Savage' 워싱 데님 팬츠를 입고 나왔는데, 당시 네이버후드의 데님 기술은 엄청났어요. 하라주쿠의 많은 브랜드가 자신들만의 청바지 제품을 만드는 데 영감을 받았을 거예요. 이 워싱 데님을 처음에 구매하고 더 높은 가격으로 리셀하고를 세 번 정도 했는데, 최근에 또 구매했어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H: “최근 몇 년간, 놀라운 기술의 청바지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하라주쿠 문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나요?”
K: “최근에 레디메이드와 세인트 마이클 같은 브랜드들은 다양한 빈티지 워싱 요소를 도입하고, 의류와 액세서리에도 워싱 기술을 적용하고 있어요. 캐피탈의 패치워크 청바지는 이전 일본 브랜드 넘버 나인의 초기 디자인과 매우 흡사한 편이에요.”
“언더커버는 펑크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일본 브랜드인데, 항상 슬림 컷의 청바지에만 주력해 왔었어요. 이번에는 선보인와이드 컷은 그들의 첫 시도였죠. 확실히 네이버후드의 과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볼 수 있어요.”
“넘버 나인은 운영을 중단하기 전까지도 매우 인기 있던 일본 브랜드에요. 청바지 한 장에 들어가는 패치워크 하나하나 독특해서 높은 리셀 가치를 가지고 있었어요.”
“루이 비통 제품은 보통 디스트레스드 미학을 강조하지 않는 편인데, 이 패치워크 청바지는 의도적으로 디스트레스드 마감과 플로럴 패턴을 담았어요. 버질 아블로 또한 하라주쿠 문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이 바지를 살 때, 그의 서거를 기리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H: “빈티지 브랜드 청바지는 보통 어디서 구해요?”
K: “이전에는 PX Station이라고 지금은 폐업한 일본 빈티지 매장을 자주 이용했어요.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옵션이 다양해서 인기가 많았죠. 전국 각지의 리셀러들이 모여 제품을 사고파는 장소이기도 했는데, 도쿄 오기쿠보 본점에 고객이 가장 많았어요. 현재 대부분의 일본 빈티지 매장은 문을 닫거나 하이엔드 중고 제품만 판매하도록 전환됐어요. 그래서 요즘은 라쿠텐, 야후! 재팬 옥션, HBX 아카이브 같은 플랫폼에서 빈티지 청바지를 찾아요.”
H: “빈티지 청바지를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K: “과거에는 주로 슬림이나 스트레이트 컷으로 제작됐어요. 오버사이즈 스타일은 인기가 그리 많지 않았죠. 그래서 요즘엔 운이 있지 않은 이상, 오버사이즈의 빈티지 청바지를 찾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아요.”
H: “청바지 관리 팁이 있다면?”
K: “세탁 후에는 되도록 직사광선에 너무 오래 노출시키지 않는 거예요. 변색이 될 수도 있거든요.”
H: “청바지부터 티셔츠까지 다양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네요. 이 컬렉션이 브랜드에 있어서 어떤 창작의 영감을 줬나요?”
K: “로우 이모션은 아직 청바지를 직접 제작하지 않았지만, 과거에 제작한 빈티지 티셔츠 워싱은 제가 소장한 빈티지 밴드 티셔츠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고객들이 빈티지 느낌의 새로운 제품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죠. 최근에 발매한 카페트 제품도 마찬가지예요. 어렸을 때, 니고가 인터뷰 매거진에서 집에 티베탄 타이거 카페트를 전시한 것을 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의 기억을 계기로 각 가정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할 수 있는 카페트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커티스의 청바지 컬렉션에 관심이 있다면, HBX 아카이브의 새로운 제품 발매 소식을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