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동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좋지만 친분 여부를 떠나 비즈니스에 있어서 관계를 정확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다다DADA多多는 이러한 우려를 거둬내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종근, 오혁, 은욱, 윤현, 다솜, 그리고 다운까지, 여섯 친구가 만든 대한민국의 콜렉티브는 2019년부터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목적성이 분명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워스트 스케이트숍과 함께 제작한 의류로 스케이트 문화를 조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옥동식 레스토랑과 함께 전통적인 한국 삼계탕을 선보인 이 크리에이티브 그룹은 서브 컬쳐와 아시아 정체성을 진정성 있게 대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정체성이 뚜렷한 팔로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HBX 팀은 다다DADA多多와 x BE@RBRICK의 협업을 기념해 이 팀이 매일 매일 어떤 창조적 과정을 거치는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또 이 그룹의 끈끈한 관계성이 다다DADA多多의 혁신적인 전달력의 원동력이 되었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다다DADA多多는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2019년 설립된 다다DADA多多는 사진, 음악, 패션, 디자인, 그리고 다른 예술적 매체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아시아 기반의 브랜드입니다. 컬래버를 기반으로 한 제품과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다DADA多多는 디자이너와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아시아 고유의 정체성을 유기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둡니다.
처음에 오혁을 통해 서로 알게 되었어요. 혁, 종근, 그리고 은욱은 대학 친구거든요. 다솜과 다운은 훨씬 전, 그러니까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고요. 둘다 스무살이 되었을 때 서울로 왔는데요. 다솜은 사진가로, 다운은 모델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때 당시 다솜은 윤현과 개인 프로젝트로 오혁을 촬영했고, 그렇게 우리 모두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 브랜드에서 창작을 중점적으로 전개하는 멤버는 누구인가요? 또 무엇이 이 그룹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나요?
앞서 언급한 모든 멤버는 모든 프로젝트와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어요. 비디오, 사진, 프로모션, 그래픽 등 각 파트의 담당이 모든 장르들은 우리 팀 내에 세부적으로 나뉘어져 있죠. 또한 이 관계는 우정으로 더욱 끈끈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전문성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일하고, 공감이 잘 이루어지는 분위기를 시너지로 사용해요. 다다DADA多多라는 존재에게 가장 고마운 점은 친구들끼리 우리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냄으로써 우리가 '일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우정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자 가장 중요한 자산이에요.
한자 ‘多多’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가요?
첫 번째로 각각의 '다'는 다솜과 다운의 이름의 첫 글자를 따온 것입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다다이즘은 예술사의 큰 무브먼트였죠. 또 '다-다'는 중국어 문화권에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러시아어에서는 '예스'를 의미하기도 하죠. 신기하게도 이 모든 의미는 우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에이션부터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다다가 일하는 과정은 어떤가요?
우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일단 아이디어를 마구 던져요. 다다 멤버들과 놀 때 주로 무엇이 질적으로, 독창적으로 눈에 띄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보통 그런 아이디어들을 기반으로 영감을 얻는 편이고, 이후에는 패션 업계와 마케팅 분야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방법들로 실제 제품과 디지털 캠페인, 비주얼 작업을 합니다.
은욱, 종근, 혁, 윤현이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를 구축하는데요. 은욱은 비주얼 디렉팅을, 종근은 크리에이티브 디렉션과 프로덕션을, 혁은 음악을, 다운은 비디오 콘텐츠를, 다솜은 사진을, 윤현은 스타일링, 디렉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요. 현재 다다DADA多多는 봄, 여름과 가을, 겨울 시즌에 정규 컬렉션을 선보이고, 그 사이 사이에 이벤트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는 각 멤버들의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협업을 더 많이 할 계획이에요.
미묘한 세대 차이나 극단적인 집단혐오 같은 번지르르한 서울 표면 아래 숨겨진 금기가 다다의 방향성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세대 차이는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우리의 우선순위는 아니에요. 오히려 그런 것들을 회피하고 그럴 틈조차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경계나 제약 같은 것으로 규정되지 않은 모호한 상태를 만들고자 해요.
지금 시대가 다다와 같은 커뮤니티나 젊은 세대에게 창의적 자유나 표현의 자유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요?
커뮤니케이션의 민주화를 통해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손쉽게 알릴 수 있게 되었죠. 기존의 패션 브랜드와 달리 다다는 자체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소통을 하고, 새로운 컬렉션을 론칭하고 있으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는 높은 수준의 참여도를 끌어올리고 팔로워들을 우리의 고객으로 유치시키는 데 도움을 줘요. 다다는 런웨이 쇼나 유명 언론 보도는 하고 있지 않아요. 우리 자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사용해서 우리를 알리고 있는 편이죠.
다다를 운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고, 가장 값진 면은 무엇이었나요?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이 가장 값지지 않나 해요. 모두 자율적으로 의견을 공유하는 편이라 어떤 스트레스나 부담은 없어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정도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서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브랜드로서 우리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장하고 확장해 나가려고 노력해요.
BE@RBRICK 출시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BE@RBRICK는 어린 시절에 패션과 문화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순간부터 우리가 가장 좋아하던 오브제였어요. 그 어떤 제한 없이 단 하나의 피규어 위에 우리만의 창의가득한 모습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누비안의 제안을 바로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BE@RBRICK 디자인의 영감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아라리오 갤러리의 돈선필 작가와 이야기할 때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어요. 돈선필 작가는 오브제와 배경에 대한 애정을 해체하는데, 이런 모습은 종종 BE@RBRICK 서브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돈선필 작가의 프로젝트는 오타쿠 문화가 단순히 여가나 가벼운 오락을 위한 것이 아닌 매혹적인 사회적 현상이자 공유하는 미적 감각에 대한 단서라고 볼 수 있어요. 돈 작가는 '형태를 즐길 수 있는 숍'을 뜻하는 ‘Kitsutaitne’라는 전시를 열었는데, 이 전시에서는 피규어를 같은 미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량 생산한 제품을 통해 각각의 개인과 커뮤니티가 탄생하게 된 근간인 사회와 문화의 양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요. 또한 돈선필 작가는 피규어와 순수 예술 사이의 상호작용은 “감상 외에는 필요 없다”라고 가정했어요.
컬렉션 전체에 걸쳐 돈선필 작가는 매일 수없이 많은 이미지를 유통하는 사회에서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한 워터마크를 사용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어요. 다다DADA多多 x BE@RBRICK 피규어는 마치 옥돌을 사용한 표면을 만든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데, 사실은 모방하기 힘든 BE@RBRICK 실루엣 위에 플라스틱 프린트를 늘려 감싼 것일 뿐이에요. 피규어는 워터마크가 되어있어 그 출처는 정확하게 표시하구요. 포장은 진짜 목재 박스를 찍은 사진으로 만든 가짜 목재로 만들었어요.
9월 인라인 드롭에서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 드롭으로 다다의 신념을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계획인가요?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굉장히 새로운 유형의 컬렉션을 출시할 예정이에요. 다다의 지속적인 맥락과 세계로 이어지는 특별함을 기대해 보셔도 좋아요. 모든 캠페인에서 우리의 100% 이상을 보여주고 있고, 이번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도전하고 싶나요?
우리는 패션 브랜드라는 정체성 안에만 머물고 싶지 않아요. 물론 사람들은 패션 제품들을 통해 우리를 처음 접하기도 하겠지만, 우리는 패션을 다른 문화적 표현을 탐구하는 매개체로 사용하고 싶어요. 올해 남은 기간에도 주목할 만한 협업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