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듀얼은 신발에 대한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오랜 열정과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제품에 속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내면의 갈등을 다룬다. 그 첫 번째 저널로 1994년부터 현재까지 뉴발란스 스니커즈를 600족 이상 모아 가장 큰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컬렉터인 @newbalance365라고 이름을 알린 Richie Roxas와 대화를 나누었다.
뉴발란스 브랜드와 당신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요? 브랜드에 대한 첫 기억이 궁금합니다.
뉴발란스에 대한 첫 기억이 뭐였는지 잘 떠오르지는 않지만 아마 1992년쯤 처음으로 스니커즈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나름 부유했던 친구들이 조던이나 에어 맥스를 신고 다녔는데 그게 질투가 났었어요. 쇼핑몰에 갈 때마다, 부모님께서 저에게 사줄 수 없던 비싼 신발들을 바라만 보셨던 기억이 나요. 당시 뉴발란스는 그렇게 인기 많은 브랜드가 아니었고 아식스와 써코니와 함께 구석에 진열되어 있었어요. 그때 저는 아마 그 브랜드들이 유치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1994년쯤, 저는 하드코어와 펑크 록 공연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당시 씬에서 쿨하고 멋진 스타일의 나이 많은 형들을 존경했어요. 그 당시가 아마도 뉴발란스가 러닝화나 나이 든 사람들이 신는 스니커즈가 아닌 쿨한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것을 처음 봤었던 때였던 것 같아요. 574, 996, MT580 등의 신발을 신고 공연장에 있던 그 사람들을 기억해요. 그때 제 첫 직장은 영화관었고, 최저 임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지만 제 옷과 스니커즈는 직접 살 수 있었어요.
제 생애 첫 뉴발란스는 496이었어요. 40달러밖에 하지 않았던 당시 가장 저렴한 뉴발란스였어요. 뉴발란스는 항상 가게 벽에 진열된 신발 중 가장 고가의 신발이었고 달리기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이나 이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았죠. 이런 이유 때문에 오직 소수만이 뉴발란스의 신발을 신었는데, 저는 496과 뉴발란스에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최고가의 뉴발란스였던 1600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리테일 가격으로는 180달러였죠. 이 1600은 그 당시 뉴발란스에서 가장 비싼 신발이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스니커즈 브랜드 모델 중 가장 비싼 신발이었어요. 이 신발을 얻기까지 한참 걸렸지만 결국 제 손에 넣었어요.
다시 말해 나의 첫 번째 뉴발란스는 가장 싼 모델이었고 두 번째는 가장 비싼 모델이었던 거에요! 그때부터 현재까지 뉴발란스 모델을 모으고 있어요.
가장 아끼는 뉴발란스 신발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아끼는 모델은 1500인데,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신발이기 때문이에요. 35주년 기념행사로 영국 플림비에 있는 뉴발란스 공장에 초대를 받았어요. 거기서 저를 비롯한 다른 컬렉터들은 각자 신발을 디자인해서 손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어요. 제 1500은 뉴발란스는 그레이와 블루로 잘 알려진 뉴발란스의 컬러웨이를 자랑하지만, 여기에 블랙과 옐로우의 세련된 터치를 추가해 디자인했어요. 근처 도시인 맨체스터의 하시엔다(Hacienda) 나이트클럽을 레퍼런스를 삼아 제작했죠. 하시엔다 클럽은 1997년에 문을 닫았는데, 첫 오픈을 기준으로 하면 이곳 또한 35주년이 되는 해였기에 이 두 개의 테마를 섞어 하나의 의미 있는 신발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디자인한 신발을 갖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된 그날은 평생의 꿈이 이루어진 날이었어요. 그날 방문 이후 많은 여운을 남기고 돌아왔는데 조만간 이 신발의 두 번째 컬렉션을 만들어 볼까 생각 중이에요.
뉴발란스만 수집하는 사람과 다른 스니커즈를 함께 수집하는 컬렉터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요?
전형적인 “스니커즈 마니아”들과 뉴발란스만 수집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부분에 관해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나이키, 조던, 이지와 같은 브랜드들에 열광해본 적도 없었고 그렇게까지 관심을 쏟아본 적도 없어요. 반대로 이런 브랜드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뉴발란스 컬렉팅으로 관심을 옮기는 것을 지켜봤을 때 별다른 차이점은 크게 없다고 생각해요. 10-20여 년 전에는 사람들이 제작 방식, 품질, 클래식한 디자인 때문에 뉴발란스를 좋아했던 반면에, 요즘은 품질보다는 외관적으로 세련되고 인기 있는 제품을 더 선호하는 추세인 것 같아요. 최근 리세일 물량 또한 예전보다 훨씬 늘어났는데 이 또한 예전의 뉴발란스 컬렉터들이 우려했던 문제는 전혀 아니었어요.
이런 현상들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저처럼 신발을 실제로 착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컬렉터들에게는 투자성의 구매 현상이 사실 거슬리고 짜증이 날 수 있어요.
현재 뉴발란스의 인기를 감안했을 때, 뉴발란스 컬렉팅은 예전과 현재 어떻게 다른가요?
현재 뉴발란스 신발 수집은 예전의 컬렉팅과는 확실히 달라요. 저의 경우 빈티지 혹은 오리지널 모델을 주로 컬렉팅하는데 전에는 꽤 가격이 저렴했죠. 인기 상품이나 마케팅 전략 제품으로 올라간 상품은 빨리 매진되기 때문에 빠르게 구매해야 해요.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뉴발란스 제품을 구매할 때도 많은 난관이 존재하긴 해요: 한정된 물량, 계속 오르는 가격, 욕심의 끝이 없는 리셀러들 등이죠.
RICHIE ROXAS VS. 뉴발란스
하단은 2022년까지 발매된 뉴발란스 제품을 Roxas가 평가한 별점이다. 기준은 디자인, 착화감, 가성비이다.
Joe Freshgoods 550
전 550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좋은 신발인 건 사실이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뛰어난 점이 없고, 현존하는 다른 신발들과 굉장히 유사해요. 그렇다고 550이 더 편안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이 협업은 놀라운 컬러와 캔버스 소재가 마음에 들어요. 이 신발을 착용해 본 적이 있는데, 이 옐로우 색상이 실제로 얼마나 멋진지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죠. 단점으로는 이런 캔버스 소재는 몇 번 신고 나면 깨끗하게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에요. 그렇지만 여러분이 550 모델의 팬이고 색다른 컬러를 소화할 수 있는 대담한 패션 감각이 있다면 이 신발은 당신에게 딱 맞는 신발일 것입니다.
디자인 ★★★☆☆ 착화감 ★★☆☆☆ 가성비 ★★★☆☆
Joe Freshgoods 2002R
이 라인에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모델은 2002R인데, 제가 좋아하는 모델이기 때문이에요. 현 2002R에는 오리지널 미드솔이 없긴 하지만 여전히 멋지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편안한 모델이에요. 화이트, 크림, 옐로우, 오렌지 컬러의 조합이 마음에 들어요. 유일하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슈즈 텅 라벨과 미드솔 텍스트에 블루를 사용했는데, N 로고를 블랙으로 아웃라인 마감했다는 점이에요. 제 눈에는 약간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고 전체 룩의 통일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여요. 그것 외에는 매우 성공적인 협업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 ★★★★☆ 착화감 ★★★★☆ 가성비 ★★★★☆
Joe Freshgoods 9060
이 모델은 제 취향은 아니지만, 딱히 싫지도 않아요. 현재의 새로운 하이브리드 청키 미드솔과 예전의 990처럼 보이는 어퍼가 섞인 듯한 점이 마음에 들어요. 개인적으로 구매할지 신게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이 특정 모델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해요. 직접 실물을 보기 전까지 완전한 평가를 하고 싶지 않지만 얼마나 편안할지가 궁금하긴 해요.
디자인 ★★★☆☆ 착화감 ★★★☆☆ 가성비 ★★★☆☆
Salehe Bembury 574 YURT
이 모델 역시 제 취향은 아니에요. 한 번 신어본 적이 있는데, 제가 체격이 작아서 그런지 그냥 어울리지 않았어요. 키가 좀 크거나 체격이 있는 사람들이 신었을 때 잘 어울렸던 것 같았어요. 컬러웨이 자체는 꽤 멋져요. 저는 확실히 클래식 NB 990 같은 DNA가 어퍼에 표현되는 것을 더 선호해요. 제 기준에서 574 미드솔은 너무 청키해요. 이 제품의 롤바는 뉴발란스 제품 중 가장 과장되어있고, 장시간 착용했을 때 편안할 지도 의문이에요. 휘슬 부분은 복잡 미묘한 느낌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과한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신선함이 마음에 들기도 해요.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 이 모델이 최초의 시도였을 거에요.
디자인 ★★★☆☆ 착화감 ★★☆☆☆ 가성비 ★★★☆☆
Teddy Santis' MADE in USA
네, 이게 제 취향에 제일 가까워요. 클래식 모델에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컬러웨이와 소재에요. 메쉬 NB로 그레이 스웨이드를 이길 수는 없어요. 그린, 탠, 블랙 색상을 적용한 것이 마음에 들어요. 상당히 밸런스가 잘 맞는 컬러 조합이에요. v3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빨리 매진되었어요. 대신 v2는 구매할 수 있었어요. v1은 이 시리즈 중 가장 선호하는 모델은 아니지만, 여전히 좋아하긴 해요. Teddy Santis가 정말 기갈나게 잘 뽑았죠. 초창기 뉴발란스의 미학을 담은 새로운 모델로 기존 뉴발란스 팬들과 새로운 팬들 모두를 위한 연결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디자인 ★★★★☆ 착화감 ★★★★☆ 가성비 ★★★★☆
Protection Pack 2002R
2002R은 오리지널 미드솔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모델 중 하나에요. Protection Pack 시리즈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아요. 해지거나 낡아빠져 보이는 외관은 제 취향과 비교하면 너무 투박하지만 뉴발란스가 이 모델을 통해 과감한 디자인에 도전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이전 모델과는 분명히 다른 디자인이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옵션이 될 것이고, 컬러웨이 또한 인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모델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거나 잘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디자인 ★★★☆☆ 착화감 ★★★★☆ 가성비 ★★★★☆
어떤 신발이 가장 웨어러블한 신발인가요?
제게 있어 가장 웨어러블한 제품은 Teddy Santis MADE in USA 라인이에요. 출신 배경 불문하고 이 신발은 누구나 다 잘 어울려요. 한정되어 있거나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는 스타일의 제품이죠.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이건 이 신발을 좋아할 것이고 분명 잘 어울릴 것이에요.
꿈에 그리는 뉴발란스 협업은?
만약 제가 뉴발란스와 협업한다면 1300을 13켤레를 디자인해 13개월 동안 한 모델씩 선보일 거예요. 다른 꿈은 뉴발란스가 Vox 기타 앰프와 협업해보는 것이에요. Vox의 시그니처 그릴 천 소재를 사용해서 색다른 모델을 만들어 내는 거죠.